AI가 소수의 회사·국가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는 일은 기술·경제·안보·인권이 모두 걸린 세계적 과제이다. 현실적인 정책·기술·제도 조합(“무엇을, 누가, 언제 해야 하는가”)을 고려할 때, 우리는 어떤 아이디어들을 제안해 볼 수 있을까?
핵심 원칙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 다원성(Plurality) — 여러 주체(국가·학계·중소기업·비영리)가 AI를 개발·운영할 수 있게.
-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 독점적 락인(lock-in)을 줄이기 위해 표준·프로토콜을 열어두기.
- 투명성 & 감시 가능성(auditability) — 모델·데이터·계산자원 흐름을 추적할 수 있게.
- 공공 접근성(Public access) — 기초연구·공공모델·공용컴퓨팅을 보장.
- 공정 경쟁(competition & antitrust) — 플랫폼 집중을 해소하는 경쟁정책.
실질적 조치들
단기(0–2년) — 가능한 빨리 할 수 있는 것들
1) 공개 표준·인터페이스 의무화
- 대형 모델·API 제공자는 표준화된 모델 인터페이스, 모델 카드(성능·위험·데이터 출처 요약)·API 행위 규범을 공개하도록 규제.
- 효과: 포맷 락인 완화, 서드파티 생태계 활성화.
2) 모델·데이터·컴퓨트 레지스트리(투명성 레지스트리)
- 국가별·국제적으로 경량화된 레지스트리를 만들어 대형 모델·중요 데이터셋·대규모 컴퓨트 클러스터의 존재와 기본 메타데이터를 신고하게 함(영업비밀 침해 없이 핵심정보만).
- 효과: 집중도·리스크 관찰 가능.
3) 공공모델·공공컴퓨트 투자 확대
- 정부·국제기구가 비상업적(공익) 고성능 모델과 공용 GPU/TPU 풀을 제공. 연구자·중소기업·개발자에 저렴한 접근성 보장.
- 효과: 개발 접근성 향상, 기술 민주화.
4) 경쟁당국 전담팀 신설 & 가이드라인 업데이트
- 기존 반독점 법 집행기관이 AI 특유의 행위(데이터·플랫폼 결합, 중요 인프라 장악)에 맞게 조사·처벌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
중기(2–5년) — 제도 설계·시행
5) 데이터·컴퓨트 거버넌스: 데이터 트러스트·신탁(Community Data Trusts)
- 지역사회·중소기업·학계가 공동으로 소유·관리하는 데이터 신탁을 법적 구조로 만들고, 대형기업이 접근하려면 투명한 계약·요금·감시를 거치게 함.
6) 공공·민간 연구펀드의 조건부 보조
- 공적 연구자금·세제 혜택을 받는 AI 개발은 모델·데이터·인터페이스 일부를 공개하거나 공공 라이선스(예: 공익사용 라이선스)를 적용하게 함.
7) 국제 협의체(예: AI 공공재 연합)
- G20/UN 수준에서 공공 AI 모델·데이터·컴퓨트 자원의 공유 규범을 수립하고, 기술 이전·역량강화(특히 글로벌 남반구)에 자금 지원.
8) 기업 책임·감시 규범 강화
- 독점적 행태(예: 핵심 API의 비가역적 종속화)에 대한 과징금·구조적 분할 수단을 법제화.
장기(5–20년) — 구조적·글로벌 합의
9) 국제적 ‘컴퓨트 쿼터’ 또는 ‘컴퓨트 크레딧’ 메커니즘
- 대형 상업적 모델이 사용하는 대규모 컴퓨트(또는 에너지)에 비례해 국제적으로 거래 가능한 컴퓨트 크레딧을 부여. 일정 비율은 공공·비영리·개발도상국에 할당.
- 효과: 초대형 모델의 무제한 확장 억제, 공공 접근성 제고.
10) 모델 에스크로(model escrow) / 핵심 모델 레지스트리
- 특정 규모·능력 이상 모델은 레지스트리에 코드·점검 리포트·위험평가를 에스크로(중립 기관에 예치)해야 공개·배포 가능. 위기 시 국제적 차단·패치 가능.
11) AI 공공재 조약(Treaty for Public AI Commons)
- 국가 간 동의로 AI 핵심 인프라(핵심 모델·데이터셋의 공공성)를 보장하는 국제조약 체결. 위반 시 무역·금융 제재 등 국제제재 체계와 연결.
12) 분산·연합형 AI 인프라 촉진
-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분산 런타임, 오픈 하드웨어를 발전시켜 중앙 집중형 대형 클러스터 의존도를 낮춤.
- 예: 지역 레벨의 ‘AI 허브’—로컬 데이터로 로컬 모델을 훈련·서비스.
구체적·실무적 메커니즘 (어떻게 운영할까)
A. Open Standards + Interop APIs
- W3C·IEEE 등과 협력해 모델·데이터 메타데이터, 요청/응답 규격, 인증토큰 규약 제정.
B. 공개·감사 가능한 모델카드·데이터카드 도입 의무
- 모델의 학습 데이터 특성·정책·버전·불확실성·사회적 리스크 표기 의무화.
C. 공공 컴퓨트 바우처 프로그램
- 중소기업·비영리·학계에 GPU/TPU 바우처 제공해서 개발 진입장벽 낮춤.
D. 안전·윤리 인증제(“Public-interest AI Seal”)
- 인권·프라이버시·공공가치 기준 충족 시 획득 가능한 인증을 만들어 제품 시장에서 가산점(조달·세금 혜택) 제공.
E. 기술적 감시 도구 개발
- 모델 능력·배포 패턴 분석을 위한 모델 탐지·출처 추적 기술, 물리적 컴퓨트 사용량의 간접 추적(전력패턴) 등 투자.
새로운 아이디어(정책·기술 혼합)
- 국제 컴퓨트 크레딧(ICC) — 앞서 말한 컴퓨트 쿼터. 고성능 컴퓨트 사용은 크레딧을 소모하고, 크레딧 일부는 글로벌 공공 풀로 기부되어 저개발국 연구에 사용.
- AI 모델 ‘시드 뱅크’(Model Seed Bank) — 식물의 종자은행처럼 핵심 공공 모델의 체크포인트를 분산 보관. 재난 시 복원 가능.
- 모델·데이터 ‘공개 옵션(Opt-in Public Clause)’ 계약 — 공적 자금으로 개발된 연구 결과는 기본적으로 공개·라이선스되지만, 기업이 상업화 원하면 일정 기간(예: 1년) 공공 이용 보장.
- 지속가능성/에너지 라벨링 — 모델·서비스의 물·전력·탄소 발자국을 공개·라벨화해 소비자가 친환경 대안을 선택하도록 유도.
- 지역 AI 허브 네트워크 — 세계은행/ADB 같은 기관이 지역별 공용 AI 인프라(데이터·컴퓨트·인력)를 조성, 로컬 문제 해결용 모델을 지원.
누가 해야 하나? (역할분담)
- 국가/정부: 법·규제제정, 공공 연구·컴퓨트 투자, 국제외교(조약)
- 국제기구(UN, WTO, World Bank 등): 규범·기금·조정, 역량강화
- 기업: 투명성·공익적 라이선스 선택, 인프라 분할·공유
- 학계/비영리: 감시·연구·기술개발(오픈소스 모델)
- 시민사회/노동조합: 정책감시, 공익 캠페인
- 기술커뮤니티: 표준·오픈 툴 개발
위험·부작용(명확히 해야 할 것들)
- 공개·공유가 악용될 수 있음(안전성 문제) → 등급화·검열적 접근 병행 필요
- 규제의 과잉 규제는 혁신을 저해할 수 있음 → 규제의 유연성 확보 필요
- 국가 간 이해관계 충돌 → 지역·블록 수준의 파일럿으로 신뢰 형성 후 확대
우선순위 체크리스트 (실행 가능한 첫 10가지)
- 대형 AI 사업자에 모델카드·데이터카드 공개 의무화 도입(국가별 법규).
- 공공고성능 모델·컴퓨트에 접근 바우처 지급(정부 예산).
- 반독점 당국에 AI 전담 태스크포스 설치.
- 국제 투명성 레지스트리(경량화) 시범 운영.
- 공공연구자금의 공개 라이선스 조건 도입.
- 데이터 신탁 법제(파일럿 지역) 실행.
- 모델·서비스의 에너지·물 발자국 라벨 시범 적용.
- 오픈소스 AI 연구 지원 펀드(글로벌) 설립.
- 공익 AI 인증제 도입(조달 우대 포함).
- 글로벌 컴퓨트 크레딧 실험(소규모 다국가 파일럿).
마무리 — 왜 이것이 실현 가능하고 중요한가
- 기술적·제도적 수단을 조합하면 독점적 집중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수 있지않을까?
- 핵심은 접근성(Access)과 투명성(Transparency)을 높이고, 경제적 인센티브를 공공 이익지향으로 재설계하는 것.
- 또한 글로벌 협력과 지역 역량강화가 병행되면 기술 패권의 잠재적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