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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개인병원 체험[린츠]

카리스χάρης 2022. 3. 17. 20:10

병원을 안가도 될 것 같은데, 주변 친구들이 하도 가보라고 해서 결국은 갔다. 

내 딴에는 참을만 했지만, 일단 장시간 앉아있거나 서 있지를 못하는 상황이라, 병원에 가보기로 결심했다. ^^

 

여기와서 알게 된 건데, see a doctor랑 go to a hospital 이 다른 의미였다니...

see a doctor는 동네 family Dr. 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는 의미이고, 그러니까 동네 의원 가는거.

go to a hospital은 종합병원에 가는거다. 

대화 중에 깨달았다. 여태까지 이걸 똑같은 맥락으로 사용했었다니... 

 

친구가 자기의 family doctor를 추천해 준다 해서, 그럼 병원 가서 그 의사에게 진료 신청하면 되냐고 물었더니,

그런건 아니고 그 의사에게 찾아 가야 한다고 해서..

무슨 말이지? 대화가 겉돌다가...

 

family doctor는 개인 병원을 뜻하는 의미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식으로는 개인 병원 뉘앙스인데, 그렇다고 병원에 의사 혼자만 일하는 건 아니고, 다른 의사가 있기도 한다.

아마 페이 닥터를 가끔 고용하는 게 아닐까? 뭐 이건 잘 모르겠고.  

 

여튼, 

한국은 시스템 상 두 개가 구분 될 필요가 없는데, 여기는 패밀리 닥터 제도(?)가 있어서 '병원가다'랑 '의사보러 가다'를 다른 뉘앙스로 구분해야 하고, 우리처럼 큰 병원으로 바로 가는 경우는 잘 없고, 맹장이 터진것 같은 응급상황이 아니면 대부분 패닥을 찾아간다. 

 

나도 마찬가지로,

친구들이 많이 아프면 hospital 가고 참을만 하면 family doctor를 찾아가라 해서, 추천해주는 개인 병원으로 갔다.

 

큰 병원은 대부분 family Dr을 거친 후 의사 의견서를 가지고 간다.

 

야간에 몸이 안아서, 종합병원으로 바로 가서 진료를 받고 싶다면,

응급이 아니어도 진료를 받을수는 물론 있다. 

린츠에 있는 종합병원에 가려면, 먼저 가려는 종합병원을 선택해야겠지?

그러기 위해 종합병원을 구글지도에서 찾아서 검색해보고 원하는 의사 찾아서 예약하고 가면 된다.

 

http://www.ordensklinikum.at/

 

https://www.kepleruniklinikum.at/services/fuer-patientinnen-und-patienten/aufnahmekalender/

 

Aufnahmekalender | Kepler Universitätsklinikum

Aufgrund ihrer fachspezifischen Ausrichtung haben der Med Campus IV. (Frauen-, Kinder- und Jugendheilkunde) und der Neuromed Campus (neurologisch-psy...

www.kepleruniklinikum.at

 

 

이 사이트에 나온 빨간색 표시된 의사가 당일 야간에 진료 가능한 의사이다.

케플러 병원 의사만 있는게 아니고, Ordensklinikum 의사들의 정보도 함께 뜬다.  

 

의사 고르고, 의료보험 선택하고, 진료 예약하고 가면 된다. 

 

 

나는 급한 상태가 아니니까

당연히 다음날 낮에 동네 의원에 갔다. 

 

지도 보고 건물을 찾아 갔는데,

1층이 상가인 경우는 건물 입구가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는다. 

주차장을 끼고 건물 뒤로 갔더니 거기에 입구가 있었다. 

 

우리처럼 내부가 보이는 유리문으로 되어 있지 않더군.

그냥 현관문이다. 가정집 같은 느낌? 오피스텔? 

 

초인종을 눌러야 하나? 고민되서 초인종 누르고 기다렸더니 안에서 들어 오란다. 

 

그곳은 대기실이었다. 

 

대기중인 손님들이 있었다. 

손님 중 하나가 문을 열어 줬다. 

어떤 손님들은 쇼파에 앉아 있고, 어떤 손님들은 서 있다.

 

'알로?' 인사를 하고 인사를 나누고,

멋쩍게 서 있는데 

 

직원들이 관심을 안준다.흠~~

 

우리나라의 풍경은 안내 데스크에서 손님에게 바로 응대하고 신상 적고, 대기자 목록에 이름을 바로 올리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잠시 생각하고. 주변을 살피다가 쇼파에 앉아 기다렸다. 

 

누군가 나오는건가? 궁금해 하면서... 일단 상황을 관찰하면서 파악해 보자. 

 

서 있던 무리가 안으로 들어가고, 

방송으로 누구누구 진료 받으러 오세요. 

나오면, 앉아 있던 사람 들어가고,

서 있던 사람도 한 명씩 들어가고, 

 

어떤 여자분이 병원에 들어와서는 또 서 있고.. 

 또 한 무리의 젊은이들도 들어와서는 서 있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여자분이 

독일말로 머라머라 하는데

'진료 받을 사람은 저기 서서 기다려야 되요.'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당커 쇤' 하고 나도 그 사이에 서서 기다렸다. 

 

번호표 없는 세상, 대기 명단에 이름 적지 않는 세상이라니. 

문앞에 서서 진료 접수를 하는 시스템이라니... 

 

다시한번 불편함을 느끼며...

 

병원 분위기를 살핀다 .

 

사람들이 핸펀도 보고, 잡지도 보고 조용하다. 

 

그러나 누군가 진료받고 나갈때는 약간의 수다를 떤다.

사람들이 나누는 인삿말을 몇 번 들으니 귀에 들어오네.

비더제엔. 그러니까 또 주변 사람들이 아우흐어쩌구.. 누구는 비더제센.. 또 머라머라.. 한다.

 

저 사람들 아는 사람들인가봐... 

동네 병원이니까, 동네 사람들끼리 다 아나봐... 

이러면서 기다리고 있다. 

로비에 있던 다양한 전시관 포스터나 엽서들도 재밌게 본다.  

 

내 차례가 되어서 

간호사가 나오길래,

'누가 소개 시켜줘서 왔어요. 허리가 아파요.'

라고 말했고, 간호사 영어 할 줄 알고... 

 

이 병원 처음 왔다 하니

간호사가 작은 진찰실 데려가서 

주소 적고, 이름, 전화번호, 증상 컴퓨터에 입력하고 보험 서비스 이야기 해준 다음에 기다리라고 말해준다. 

E-card가 있냐고 묻길래. 없다 하니. 그럼 오늘 진료 후 돈을 내야 해요 한다. 진찰비 35유로란다. 

나는 외부 사보험이라 내가 따로 처리해야 한다. 자동처리 안되다. 불편하군.

알았다 하고... 

 

대기실에서 또 대기했다. 

 

방송으로 내 이름이 호명되서,

see a doctor하러 갔다. 

의사 가운 입지 않은 

청바지 입은 편안한 여의사가 맞는다. 

여기는 개인 병원 의사가 가운을 입기도 하고, 안 입기도 하고, 대부분 안입는다고 한다.

안내 데스크 직원은 하얀 가운 입고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 간호사도 안입고 있었던 것 같네... 

여튼,

증세 말하고, 

젊으니 큰 병원 갈 필요없이 운동하면서 자연 치료 하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운동법 가르쳐주고, 통증약이랑 연고 처방해줬다. 

 

 

이럴 줄 알았어... 

내가 

그래서 병원 안 갈려고 했는데, 결국 내가 생각했던 결론이었다.

한편, 한국 병원과 비교해 볼까?

한국 병원도 기본적으로 꾸준한 운동과 자기 관리를 권하지만, 진료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전에 일단 찍을거 다 찍고, 다시 진료하고, 처방하고, 도수 치료, 통증 치료, 약물치료, 의료 보조 기구 처방등 종합적 케어 시스템이 가동된다.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뭐랄까... 단, 하루만에 좋아지기도 하고 일주일만에 좋아지기도 하고... 뭔가 회복이 빨라서 일상 복귀를 빠르게 할 수 있다. 

 

각자 장 단점이 있지만, 여기 시스템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자연 치료를 권하지만, 그래도 지금 있는 통증과 근육 이완에 도움을 주는 약을 처방해 준단다. 

나는, 한국에서 가져온 통증약이랑 연고가 있었기 때문에 필요 없다 했는데, 

그래도 자기네는 처방해야 된다며 처방해 주더라... 

 

데스크에 있는 사람만 영어가 좀 안되고, 간호사나 의사는 다 영어가 되서 정말 다행이다. 

그래도 독일어는 빨리 배워야 겠다. 

 

 

 

대기실에 있으면서 비더제헨의 정체를 알았다. 

 

그냥 여기 사람들은 갈 때, 비더제헨 한다. 그럼 모르는 사람도 다 같이 인사한다. 

그런거 같아서.. 나도 해봤지. 

나가면서. 

비더제헨..

그랬더니 모두가 큰 소리로 비더제헨 해준다. 

 

고맙다. 

뜻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안녕? 쯤 아닐까? 

 

철자를 몰라서 검색도 못함... 

 

아! 독일어 음성으로 입력해봐야겠군...

올~~

찾았다. 

처음에는 내 말을 '간과하다'로 번역하더니. 여러 번 듣더니... 내가 원하는 결과를 주는 똑똑한 구글 번역이네. 

 

wiedersehen 요거였어. '안녕. 또봐요.' 

 

나중에 물어보니 또 안 볼 사이여도, 이렇게 서로 인사해야 무례하지 않게 본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