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밑에 under the sand
사랑의 추억 (2002)
프랑수아 오종 François Ozon 감독의 영화
중년의 부부
부부간 아이는 없으며
부인은 대학 교수이고 아름다우며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여자로 보인다.
이 영화는 어느날 떠난 부부의 휴가에서 남편이 실종되고 그후 마리아의 태도나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녀의방황은 실종된 남편을 걱정하는 일반적 부인의 그것과 달라보인다.
영화 초반부에는 두 부부의 대조되는 감정을 볼수 있다.
휴가길...
차안에서 마리아가 운전하는 모습이고 오페라가 흘러나온다.
마리아의 입가에는 미소가 묻어있고 장은 피곤해보인다.
휴게소에 들른다.
화장실에서 밝게 립스틱을 고쳐 바르며 기분이 좋은 마리아....
피곤한듯 커피를 마시며 아내를 기다리는 장...
마리아...갈까?
응
두 남녀의 목소리 톤이 꽤 대조적이다.
별장에 도착...
경쾌하고 기분좋아 보이는 마리아와 달리...
장은 수동적이지만 예절바르며 자상한 남편이다.
부인의 요구로 장작을 구하려 나갔다가 한 썩어가는 고목을 발견한다.
그리고 저쪽 한 나무를 들춰보니 개미들이 우글거린다.
나무 아래 때로 꾸물대는 개미때가 역하고 불편하지 않았을까?
화면은 잠시 개미때에 머문다.
저녁을 먹고...
부인은 화장실에서 링클크림을 바르며 자기를 돌본다.
그리고 남편은 부인 반대쪽으로 누워 책을 읽는다. 부인은 침대에 누우면서 남편을 등뒤에서 안는다.
다음날 두 부부는 해변에 왔다.
느릿느릿 짐을 들고 부인을 쫒아가는 장과
그 앞에 경쾌한 마리아..
이렇게 항상 둘의 관계는 마리아가 이끄는 것처럼 보인다.
해변에 누워있는 마리아에게
장은 오일을 발라주고 있다.
장의 뒷모습이 화면에 잡히고 어깨너머로 파도가 일렁거린다.
장의 얼굴이 쓸슬해 보인다.
장이 수영 할래? 말하고
마리아는 아니...
파도를 다시 바라보던 장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그의 눈에는 어떤 생각들이 스쳐가는 것 같다.
남편은 결국 그날 나타나지 않는다.
남편의 실종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남편이 자신과 함께 산다고 믿는다.
남편의 셔츠와 넥타이를 사고 백화점에서 드레스도 사 입는다.
남편 카드로 결제를 하면서 카드가 정지 됐음을 알고,
친구는 마리아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주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마리아는 남편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집에오면 환상의 남편과 대화를 하고, 침대에도 함께 눕는다.
마리아는 남편을 그토록 사랑했을까?
남편의 부재를 거부할 정도로?
장의 어머니를 통해서 우리는 마리아가 남편의 감정에 무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장은 우울증 약을 먹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남편이 우울해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남편의 감정적 상태에 대해서는 무감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항상 장이 먼저였다고 말하며,
장과 결혼 생활중에 다른 남자를 만난적도 없다.
지금 그녀는 대학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를 가르치고 있다.
이 영화의 주 모티브를 담고 있는 책이다. 파도...
한 여자가 고백한다. "당신은 너무 완벽해서 나는 당신의 인생을 망칠수 없어요."
그리고 주머니에 돌을 넣고 물에 빠져 자살하는 이야기...
그리고...
너무나도 완벽한 마리아...
남편의 시체를 찾았다는 메세지가 왔는데도
그녀는
바로 연락을 하거나 울기보다는
그 현실을 부정하기로 한다.
집에서 쟝을 찾아다니고,
밤거리를 돌아다닌다.
새로 알게된 남자는 예의바르고 진지하다.
그와 몇번 잠자리를 하지만 격이 안맞다며 거부한다.
그러면서도 남편과의 아침 식탁 그와의 식탁이 똑같이 반복되는데...
사랑하는 남편이든, 거부하는 남자든
그녀는 두 남자에게 똑같이 버터 바른 빵을 접시에 놓는다.
그가 배부르다고 한 말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이렇게 그녀는 남자에게 호의(?)를 배푼다.
남편을 잃은 그녀의 방황은
장의 부재에 대한 허기라기 보다는
자신의 삶의 구조들을 지키고 회복시키기 위한 방황으로 보인다.
영화는 남편이 자살했음을 암시한다.
익사한것으로 보이지만 물속에 가라앉아 있었던 시체, 유골의 골절 흔적.
시체를 확인하고서도
남편의 죽음을 부정하며
해변으로 온 마리아...
한남자를 발견한다. 파도를 보고 서있는...
남편으로 보인다.
남자를 향해 달려가는데...
하염없이 달리고 있지만 그녀가 향하는 곳은 남편을 비켜가 있다.
마치 그녀가 진정 되돌리고 싶은 것이 남편이 아닌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