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담/자유칼럼

교실 사건 - 작도 시간

카리스χάρης 2022. 3. 22. 04:45

 

가해자도 없고 피해자도 없는 교실 싸움??? 

 

싸울뻔 한 것은 싸운 것인가?

때릴 뻔 한 것은 때린 것인가? 

놀림은 일어나버린 사건이고,

때림은 일어날 뻔 한 사건이라면,

누가 잘 못한 것인가?

놀림이 일어나게 만난 환경을 방치한 사건도 사건인가?

놀림이 놀림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놀림과 장난의 경계는 어디인가?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간에 대한 이 모든 디테일한 이해는 정말 어렵다. 

 

 

 

십여년 전 수업 중 일어난 사건을 적어보려 한다. 

 

수업 하다 보면, 아이들간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이 싸움을 예방 할 수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초짜 선생인 나로써는 그러지 못했다. 

부족한 기억을 적어보려 한다. 

 

 

작도 수업이었고, 교실에 8명 정도 초등 저학년 수학 영재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은 한 테이블에 둘러 앉아 수업을 하는 상황이고,

교사는 테이블을 돌면서 아이들의 작업 과정을 지켜봐주고,

아이들끼리는 서로의 작업 과정을 참고하기도 참견하기도 한다. 

 

컴퍼스와 자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도형 디자인도 찾아보고, 

수학적인 도전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도전 문제들은 정답이 정해진 경우도 있고, 디자인하기와 같이 창의적인 과제가 되기도 한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과제를 완성하는데 시간이 약간 걸리기 때문에, 

아이들은 시간을 오래 두고 자신의 작업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업은

잡담도 오고가고, 자신의 작업에 집중하기도 했다가, 질문도 하고,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막막했던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또 장난도 치고

이런 분위기다. 

 

아이들 중에는 조금 더 예민한 아이들도 있고, 좋은 입담으로 친구들의 관심을 끌면서 잡담을 주도 하는 아이들도 있다. 

자신들의 사소한 일상 이야기, 선생님한테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등을 늘어 놓는 아이들도 있고,

내가 더 잘했네, 니가 더 잘했네 친구들의 과제를 비교하며서 평가하는 아이들도 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잘 안 떠오르거나, 막막하면 질문을 하는 아이들도 있고, 

자신의 다양한 생각을 표현해 보는 아이들도 있다. 

 

어쨌든 그렇게 왁자지껄, 서로 참견을 하면서 자기 과제를 수행하던 와중에... 

갑자기. 

한 아이가 

컴퍼스를 집어들고 소리를 지르며 다른 아이를 찌르려고 했다. 

 

 

내가 그 아이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급하게 달려가, 

그 아이의 등 뒤에서 껴안으며,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말하며 

안아주었다.

다행히, 그 아이의 상처 받은 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눈빛을 보내 떨어져 서게 했다. 

 

 

아이가 진정이 됐다.

 

일단 진정 시킨 후,

잘못된 점을 이야기 하고, 

교실 아이들 모두에게도

친구 놀리는 것에 주의를 주었다.

 

"너희들은 장난이지만, 

그게 싫은 사람에게는 상처가 된다. 그러면 안된다!!"

 

 

그리고 나서, 또 학부모님들이랑 상담하고, 또 상담하고, 그렇게 오랜 치유의 과정을 거친다. 

 

'어머니!! **가 수업시간에 컴퍼스를 들어, 친구를 공격하려했어요!'

 

부모님도 깜짝 놀란다. 

'작고 조용한 우리 아이가 그럴리가~'

 

이러 이러 상황이었구요... 악의를 품고 일부러 **을 놀린 아이들은 없어요... **가 조용해서 친구들도 싫어하는 줄 몰랐데요... 서로를 이러저러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식의 대화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해주고, 조금 더 예민한 아이들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친구들과의 관계할 방법을 찾고...

 

 

그땐, 그랬다. 

그렇게 수업 중에 훅 치고 들어 오는 큰 사건들이 가끔 있었다. 

내가 교실 상황을 더 잘 읽었다면, 아예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대처하지 않았을까? 

 

 

 

 

한편!!!

요즘 선생님들은 이런 상황에 잘 대응하는 것 같다. 

아니면, '싫어.'라고 분명히 말해. 

그래도, 친구가 또 그러면 선생님한테 말해. 친구 때리면 안되. 

 

 

 

인간으로 성숙해 가는 것은 정말 어렵구나~~~ 

 

 

아직도 학생... 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