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음다운/수악(數樂)

플라톤의 도시계획에 드러난 숫자 강박

카리스χάρης 2016. 1. 18. 18:00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다.
귀족집안의 잘생긴 말썽장이였던 플라톤의 원래 이름은 아리스토클래스이다. 정암학당 김인곤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플락은 넓은, 큰 을 의미한다고 한다. 풍채좋은 아리스토클래스의 별명이 플라톤이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이 진정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크라테스는 당시 소피스트들이 억지주장을 하면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그는 오직 질문만을 해서 소피스트들이 자기모순에 빠지게 함으로써 그들 스스로 주장하는바가 옳지 못함을 깨닫게 했다. 당연히 소피스트들은 이런 소크라테스가 못마땅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다수결에 의하여 독배를 먹고 죽게된다. 

플라톤은 이를 계기로 당시 민주주의를 경멸하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죽음도 열등한 시민에게 권력이 주어졌기 때문에 일어난 정의의 왜곡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사법제도와 정치형태를 꿈꾸었고 그것은 '국가론'이라는 그의 저작에 나타난다. 그러나 그의 이론이 현실에 적용하기 힘들다고 느끼자 '법률론'을 쓰게된다. 이것도 여전히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하지만 국가론보다는 현실적인 정치형태가 제시된다. 

우습지만 완벽한 도시국가를 위해서는 가구의 수, 부족의 수까지 완벽하게 통제를 하고 싶어 했다. 흥미로운 숫자들이 들어가므로 그가 꿈꾼 도시국가의 일면을 여기에 소개하겠다.

One)
--------16쪽(부터)--------
아테네 이방인이 가장 먼저 들려준 조언은 도시국가가 정확히 5040개 가구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평균적인 가구(남편과 아내, 자녀 둘이나 셋, 보살펴야 할 늙은 부모, 몇 명의 노예들)은 약 10명으로 구성됐다. 따라서 이상적인 도시국가의 거주자 수는 약 5만명이다. 그런데 왜 꼭 가구수가 5040개였어야 했을까? 아테네 이방인은 그 숫자를 '편리한 숫자'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5040은 1부터 10까지 모든 자연수로 나눠질 수 있고, 12, 14, 15, 16을 비롯한 여러 숫자로 나눠질 수 있기 때문이다. 5040은 총 59개의 숫자로 나눠질 수 있다. 아테네 이방인은 이 점이 아주 편리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리품을 나눠주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경우처럼 인구를 분할해서 부나 의무를 배분해줄 필요가 있을 때 매우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발제끝)


Two)
이외에도 12개의 부족에 420개의 가구가 살며 중앙 아크로폴리스를 놓고 주변에 12개의 부족을 뻗어나가게 하는 것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Three)
28쪽
평의회의원의 선출과정에도 수학적 숫자가 등장한다.
도시국가의 행정업무를 담당할 평의회는 총 360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360이란 숫자는 편리한 숫자이며 이것은 부족의 수 12에 30을 곱한 수이며, 소득에 따라 분류한 4개 계층에 90을 곱한 숫자이다.
각각의 부족에서 30명 4개의 소득계층에서 90명이 선출되어야 했다.

Four)
4개 소득계층에서 각 90명씩 선출되는 것은 공평한가?
30쪽
플라톤은 선거과정에서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제한 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을 4개 소득계층으로 분류함으로써 빈곤층이 눈치채지 못하는 교묘한 방식으로 대표자의 수를 제한했다. 즉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층과 빈곤층 대표자의 수가 같으므로 빈곤층의 목소리도 공평하게 대변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사회에는 부자보다 가난한 자가 훨씬 더 많다. 숫자만 두고 봤을 때 빈곤층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더 작아진 셈이다. 따라서 가난한 사람들이 정반대로 믿고 있었다는 점이야말로 플라톤의 계획중 가장 영악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론에서 플라톤은 질문을 던진다. '정의란 무엇인가?' 

그가 원하는 대답은 소크라스의 입을 통해서 나오게 된다.
'정의는 정의로운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해야하고,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해선 안된다. 만약 모든 시민이 자신이 맡은 일을 해낸다면, 그리고 그 이유가 누군가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 일을 즐기기 때문이라면, 정의가 시대를 지배할 것이다. 시민은 서로 해를 입히지 않을 것이고 국가는 번성할 것이다.'




출처: 책 대통령을 위한 수학, 조지 슈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