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담/집밖여행

네팔 히말라야 ABC 트레킹의 추억[파트1 준비]

카리스χάρης 2023. 6. 6. 18:16

2012년에 친구들과 히말라야 트레킹을 했었더랬다. 
그때 일행 중 한명이 올해 다시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다해서 내 경험을 공유할 겸 사진첩을 훑어보다가 몇자 적는다. 
등장인물 이름은 가명으로 진행하겠다.
그때 일기를 썼었지만 지금은 기억의 흐름대로만 적어보려고 한다. 
 
 
 
추억이 뿜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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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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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들
여자 찐친 동기들 모임이 있고, 남자 동기들과의 모임도 그때는 종종 있었다. 
 
 
우리끼리 여행계를 했었는데 십년이 지났는데도 애 키우랴, 직장 다니며 헉헉 대랴, 다양한 이유로 장기 여행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진주 남편이 네팔 출장 중이었다. 올해 남편 방문 계획이 있어서 우리도 겸사겸사 네팔 여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용이 부족해서 여행을 지금 가는게 마땅한지 아닌지 갈등이 되기는 했다.
 
전년에 오토바이를 사려고 했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친구가 돈을 꿔 달라해서 꿔 준 적이 있다.
그당시 나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고 작은 돈도 아니었기 때문에 갈등은 했었지만 결국 꿔줬다.
좋은 친구이고 나와는 즐거운 학창시절의 기억을 나누고 있는 친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친구가 돈을 갚으면 오토바이를 사는 거고, 안 갚으면 이 친구 덕분에 안전한 삶을 사는 걸로 생각하기로 했었다. 
 
어쨌든 12년도 상황에
난 넉넉한 상황은 아니었고...
친구에게 돈을 빌려준 덕분에 이번 네팔 여행 경비도 충분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또 한번 주사위를 던져보았다. 
그때가 7월...
마침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발매됐다. 느낌이 좋았다.
저널리스트 친구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투자할 수 있냐고 물어봤고,
친구의 안내에 따라 여행 계로 모은 목돈을 모두 투자했다.
투자 후 엄청난 상승세를 탔고, 2주만에 팔았다. 
싸이가 더 상승하고 있어도 주식은 이때 팔아야 하는 거라고 친구가 말해줘서 친구 조언을 따랐다. 
이렇게해서 여행 경비도 마련이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여행준비를 하면 되었다.
 
여행 멤버는 최종적으로 진주, 레나, 화랑, 주니, 크리스로 결정됐다. 5인.
 
 
나는 히말라야 트레킹이 해보고 싶었고, 네팔에 가는 김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추진하기로 마음 먹었다.
친구들도 흥미를 보였다. 
일정을 짜야 하는데 조사를 해보니 ABC를 찍으려면 포카라에서만 최소 10일은 필요했다. 
현실적으로 서로 다른 직장을 다니는 우리 다섯 명이 15일을 함께 움직이는 일정이 잘 안짜여졌다.
 
그래서 진주와 내가 같이 움직이기로 하고 여행 일정을 넉넉히 잡았고,
다른 친구들은 짧은 일정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여행을 각자 마친 후 최종 회합은 포카라에서 2013년 1월 4일(?)에 하기로 하였다. 
 
ABC 트레킹을 결정하고 보니 주변에 전문 산악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선배는 유명한 산악인들과 함께 산행을 하곤 했었는데, 그때 친구를 잃어서 그 이후로는 산악을 안하신다고 한다. 
눈앞에서 동지가 죽어가는 모습을 견딜수 없으셨다한다.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기 싫으시다며... 
선배가 안 쓰시는 잠바를 빌릴 수 있었다. 
전문 산악인들은 장비를 엄청 신경 쓴다한다. 장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배님과 감자탕에 소주 몇잔 기울이며 이러저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산행 무식 장이들... 
소변도 바로 얼어버리는 산에서 버틸 수 있을까?
창문이 없는 롯지도 있단다. 롯지를 못 찾으면 바위 틈에서 자야 한단다.
인터넷도 안되고...
고산병도 문제이고...
두려움 가득... 
 
그러나 추진하기로 하였다. 
가서 안되겠으면 되돌아오면 되지... 
일단 가보자. 
 
우리는 국내 산행도 제대로 안해본 '산행어린이'라서 네팔에 가기 전 까지 준비할 게 많았다.
 
1) 체력 단련 : 헬스클럽 등록하고 트레이너에게 산행에 맞게 트레인 해달라 했다.
내 운동 강도와 그에 따른 심장 박동의 변화 등을 다 측정하면서 매우 과학적으로 트레인 해주셨고,
온몸의 근육이 골고루 발달되도록 신경 써주셨고,
걸음걸이에 따른 에너지 분산 및 근육 활용에 대해서 설명해 주면서 걸음걸이도 교정해 주셨다. 
 
2) 국내 산행 연습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만나서 네시간 이상 코스 산행을 했다. 
서로 너 체력이 왜 이러냐? 이러면서...  산행하고 먹고 쇼핑하고... 이게 우리의 주말 모습... 
주중에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계획하고 쇼핑하고... 
 
3) 쇼핑 쇼핑
침낭, 트레킹화, 비상 식량, 핫팩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살게 장난아니다. 
 
4) 정보 수집 및 여행 계획
아웃도어 샵에서 물건을 살 때도, 가게 주인이 과거 산악인이었던 경우들이 있어서 또 새로운 만남과 정보공유가 이루어져서 좋았고
겨울 산행에 좋은 가볍고 튼튼한 장비 등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안경점에 산행용 고글 마치러 갔을 때도, 마침 안경점 사장님이 산악인이었다. 그래서 또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뜻이 있으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해결 되는 것 같았다. 
모두 모두 자신들의 영역에서 많이 도와주었다.
 
 
5) 병원 체크
전문 산악 경험이 있는 분들로부터 고산병 예방을 위한 준비와 현지에서의 체력관리를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조언을 들었다. 
일단 포도당 사탕, 산소 부족에 대비하기위한 탱크, 그리고 각종 약품들... 약품들은 병원에서 처방을 받을 수 있는데, 특히 비아그라를 가져가라고 말씀해 주셨다. 
의사 처방전에는 없지만,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고산병때 활용되는 약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변 오빠에게 비아그라 처방을 부탁했다. 
내가 가니까 의사가 안해주더라고... 
 
오빠가
- 난 괜찮은데 왜? 
= 아니 내가 필요해.. 오빠가 받아줘... 
- 난 괜찮은데 의사가 줄까? 
= 의사한테 산행한다고 고산병 치료에 필요하다고 잘 말해봐. 부탁한다 오빠.
 
그래서 녹여먹는 필름형 비아그라도 받게 되었다. 
 
 
이렇게 준비는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진주에게 전화가 왔다. 
 
야... 미안한데 나 못가겠다.
왜? 
 

--- 파트 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