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음다운/수악(數樂)

콩도르세의 선거방법

카리스χάρης 2016. 1. 18. 21:06


콩도르세 역설

 
라몬 유이나 쿠사누스는 다수결 옹호자이고, 보르다, 콩도르세 는 반대자이다. 

이번에는 콩도르세의 투표방법에대해서 알아보자. 



콩도르세는 1789년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자 수학연구를 접어두고 혁명을 이끌만큼 사회적인 문제에 열정적인 인물이다.
콩도르세 후작은 프랑스 혁명기에 배출된 가장 뛰어난 인물이었고 정치가이자 헌법학자 수학자 작가로서 인류에 위대한 유산을 남긴다. 특히 그의 수학 저작들은 사회문제를 함께 다루고 있다.

콩도르세는 사회가 다수결을 수용한 이유가 편의성 때문이라고 보았다. 다수의 의지에 개인을 복종시키는건 사회의 조화와 침묵을 강요하기 위함이며, 공공성을 위해 소수의 의견은 다수의 의견에 희생되어야 했다. 

무지가 판치던 시대에도 다수결의 문제는 느끼고 있었다. 아마도 재판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죄를 범하지 않은 사람을 유죄로 판결하는 것이리라. 

이런 경우에 최다 득표수를 높게 요구한다면 단순한 다수결보다 훨씬 오심이 적어질수 있다. 그런데 이런 전제가 어디까지 사실일까? 또 다수결의 요구조건을 지나치게 높게 정할 경우, 죄를 지은 피고가 무죄로 풀려나면 어쩐단 말인가?




콩도르세 역설
세명이 식후주를 선택하기로 했다.
피터, 폴, 메리 세명이 술을 구매하기 위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각 술에 대한 세명의 선호 순위는 다음과 같다.
피터: 아마레토>그라파>리몬첼로
폴: 그라파>리몬첼로>아마레토
메리:리몬첼로>아마레토>그라파

셋은 모두 민주주의 정신을 중시했기에 다수결로 결정하기로 했다. 술 세개에 대해서 세명의 선호가 나누어지므로 승자진출방식을 사용해보자.

이경우 짝을 짓는 순서에 따라서 모든 술이 선택되게 된다.

역설적 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아마레토, 그라파) = (2,1) , (그라파, 리몬첼로) = (2,1), (아마레토, 리몬첼로) = (1,2)


그렇다면 해결책을 뭘까?
안타깝게도 해결책은 없다.


콩도르세의 역설은 어떻게 악용될까?
예를들어 이사회를 주재하는 사람은 투표하는 순서를 조작함으로써 교묘하게 결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직원 복지를 위해 카페, 탁아소, 헬스클럽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먼저 탁아소와 헬스클럽중 헬스클럽이 선택되고, 헬스클럽과 카페중 카페가 선택되었으니 카페를 만듭시다. 이렇게 결정했다고 하자. 사람들은 카페와 탁아소를 두고 투표를 하면 탁아소가 이길거라는 사실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이사는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콩도르세의 선거방법
콩도르세는 시민에 대한 애정이 많았고 시민의 권리를 지키도록 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시에예스, 뒤아멜과 함께 사회교육 저널도 창간한다. 이 잡지는 시민 대중에서 그들의 권리와 의무를 가르치는 내용을 담은 주간지였다. 잡지편집자들은 창간 취지에서 자유와 평등은 계몽된 시민의 가장 중요한 권리이지만, 만약 시민이 무지로 인해 이 권리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엄청난 피해를 야기 할 수 있음을 결코 망각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잡지의 목적은 독자들에게 설교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의견을 형성하게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1793년 7월 1일 창간호에는  ‘선거에 관하여’라는 글이 실려 있다. 콩도르세는 이 논문에서 선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정치에 대한 콩도르세의 날카로운 애정이 느껴진다. 이부분은 책의 내용을 그대로 소개하겠다.
"당시 프랑스 국민들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헌법을 제정할 참이었다. 그렇다면 프랑스 국민들은 합리적인 정부에 의해 통치될 것인가, 아니면 음모에 의한 정부에 의해 통치될 것인가? 모든 국민의 의지에 의해 통치될 것인가, 아니면 소수의 의지에 의해 통치될 것인가? 새롭게 얻게 될 자유는 평화로울 것인가, 아니면 불안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 다시 말해 제대로 굴러가는 사회의 생존은 결국 대중의 선택이 얼마나 옳은지에 달려 있다고 콩도르세는 기술했다. 헌법 자체의 문제는 즉각적인 위협이 아니었다. 정직하고, 대중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국가를 통치하는 한, 국가에 대한 어떤 위협이든 해결할 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만약 부패한 정치인이 정권을 잡는다면 아무리 좋은 헌법이라고 할지라도 통치자의 야욕과 음모로인해 국가는 위협 앞에서 허약한 성벽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직한 통치자라고 할지라도 다득표를 기준으로 선거나 의사결정을 한다면 두려운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었다. 따라서 만약 다수결이 답이 아니라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콩도르세는 노심초사한 뒤에 결국 대안을 생각해냈다. 1758년에 발표한 논문에서처럼, 그는 기존 선거방식의 문제점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여러 다른 선출방식을 결합하고, 여기에 다시 확률 이론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통령을 위한 수학 중)"



콩도르세의 방법

1) 투표 이전에 유권자들이 잘 아는 적합한 우보자들이 추려지면 유권자들은 이 후보들의 순위를 매긴다. 이행성이 유지되도록 자신의 판단을 검토하면서 해야 한다.
2) 개별 유권자들이 매긴 순위를 합산한다.
3) 유권자들이 각 후보에 대한 순위를 매긴 후에는 함께 모여서 후보자들을 평가해야 한다.
각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들과 2명씩 짝을 지어 양자대결을 펼친다. 후보자가 4명이면 총 6번의 양자대결이 일어난다.
4) 모든 양자대결이 끝나면 후보자들의 순위가 도출된다.

유이의 방법과 비슷하다. 차이점은 1위부터 꼴찌까지 후보자들의 순위를 모두 재검토해서 역설적 순환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까지 포함된다는 점이다.
만약 순위 1인 후보가 특정 후보자와의 양자대결에서 선호도가 뒤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되는 양자대결 결과는 제외되어야 했다. 따라서 결국 콩도르세의 선거방식에서는 유이의 선거방식에서와는 전혀 다른 당선자가 배출 될 수 있었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가장 뛰어난 후보가 다른 모든 후보들과의 양자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이른바 확실한 당선자가 배출되는 경우였다. 이런 당선자는 콩도르세의 승자라고 불렸다.

유권자 개인이 판단기준을 가지고 역설이 발생하지 않도록 순위를 매겼다 하더라도 유권자들마다 판단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 선호도를 합칠 경우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라몬 유이 방법의 단점 고려)
이 경우 콩도르세의 제안은 표차가 낮은 양자대결 결과를 제외하는 것이다.


 

콩도르세가 제안한 이 방식은 매우 좋은 방법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왜 사용하지 않는걸까?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후보자가 6명이면 15번의 양자대결을 펼쳐야 한다. 



참고: 대통령을 위한 수학